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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취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020. 11. 22. 23:30

    오랜 백수생활 끝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직무는 비슷해도 회사는 전혀 다른 분야에, 그토록 바라던 평일 9-6시 근무가 가능한 회사였다.

     

    사실 처음 헤드헌터를 통해 취업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 아니 거의 믿지 않았다. 왜냐면 헤드헌터가 본 나의 이력서는 2015년도를 끝으로 업뎃이 전혀 안되있었기 때문ㅋㅋㅋ

     

    아직도 궁금한게 헤드헌터는 도대체 뭘 보고 나한테 연락했는지 모르겠다.

    월요일 저녁에 취업제안 -> 화요일 점심까지 이력서 제출 요청 -> 수요일 오전 1차 화상면접 -> 목요일 오전 2차 대면면접 -> 금요일 저녁 합격통보

    지난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스펙타클하게 채용이 진행됐다 ㅋㅋㅋ 이게 뭐노...

     

    처음엔 이력서를 복잡하고 까다로운 자사 양식에 맞춰 쓰다가 에이씨 뭔 회산지도 잘 모르는데 걍 무시할까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최근 거듭된 낙방소식과 게을러질대로 게을러져버린 나의 삶에 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그냥 죽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열심히 썼다.

     

    뭐가 맘에 들었는진 몰라도 보내자마자 싱가폴 본사에서 1차 화상면접 요청이 왔고, 면접 준비를 하는데 한국지사도 그날 바로 2차면접을 보자더라... 아니 뭐가 이리 급해??? 

     

    1차 면접 본 당일은 등산 약속이 있어 다음날 2차를 봤는데, 처음 지점장 면접때는 느낌이 좋았지만 지사장 면접때 아 망했구나 싶었다. 왜냐면 지사장은 영어능력자를 원했고, 나의 영어 인터뷰는 개똥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되려 싱가폴 HR과 화상면접때 영어는 중타정도 쳤던거 같은데, 영어능력자를 원한다는 말을 들으니 뇌가 굳어버린듯...

     

    결국 면접 마지막에 지사장이 '다 좋은데 영어가 좀 부족하네요.' 라는 치명타를 때렸다 ㅋㅋㅋㅋ 맞을만하지 앎 그동안 얼마나 게으르게 지냈는데! 영어 해야된다 말만했지 토익 900점 넘긴거 하나로 억지로 버티고 있었던게 현실이니께...

     

    아무튼 면접 끝나고 좌절하며 비오는날 혼자 빈대떡에 막걸리마시고 취해있었는데, 금요일에 바로 연락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사장이 다음주에 알려준다 했었거든.. 거짓말이 심하구먼

     

    당장 출근하는데 문제 없나? 라는 질문에 넵! 이라고 하는 바람에 내일 당장 출근이다. 과연 나의 4번째 회사는 어떤 회사일지, 내가 그토록 원하던 워라밸이 좋은 회사인지, 낮은 연봉은 여전하지만 성과금은 어떨지,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괜찮을지 궁금하다.

     

    후일에 이 글을 본다면 지금까지 밥먹듯이 해왔던 또 후회를 할 것인지, 혹은 이 회사에 들어와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안도할지 궁금하다.

     

    비록 원하던 공기업 취업은 아직 미완성이지만, 사실 메이저 공기업이 아닌 이상 월급도 적기 때문에 일단 한번 다녀보고 이정도로 만족할지, 미래가 안보인다면 다시 공기업 준비를 병행할지 판단해볼지어다.

     

    그래도 하루하루 내걱정에 잠못자던 어무니 마음을 가볍게 해드리니 기분은 좋다. 첫 월급은 다이슨 청소기 사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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